뷰티

향 좋은 바디로션(향수 등등)에 돈 낭비한 후기

쑥멍 2025. 2. 9. 11:31

1. 플르부아 히노끼레더

원래 바디로션같은 거 안 바르고 살았는데 SNS에서 제니가 쓴다던 플르부아 히노끼레더 바디로션을 우연히 사게 되었고, 그게 바로 인생템이 되었다. 사실 이게 로션으로서 잘 기능하는 지는 모르겠고, 그냥 향이 압도적으로 내 취향이었다. 그래서 작년 11월까지 거의 10번은 재구매한 것 같다. 몇 번 재구매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어떤 향이냐면, 히노끼 향이 꽤 강하고 그걸 머스크가 부드럽게 받쳐주는 느낌이다. 스파이시한 느낌도 있다. 근데 묘사만 봐서는 절대 잘 맞을지 알 수 없어서 시향해보는 게 답이다. 난 이거 쓰고 내가 히노끼와 머스크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냥 이 조합을 좋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저번달 부터인가... 향이 바뀌었다. 내가 실제로 플르부아 측에 문의해본 건 아니다. 근데 내가 알던 그 향이 아니었다. 내 코가 잘못된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앞으로 쓸 수 없게 되었다. 

 

2. 도브 실키 바디러브

이건 바디로션 쓸 거 없을 때 집에 굴러다니길래 써봤는데 향이 괜찮다. 그리고 이름처럼 실키한 것 같다.

지금은 플르부아 히노끼레더 대신 이걸 쓰고 있다. 

 

3. 앤아더스토리즈 바디수플레 펄드코코

로라메르시에 엠버바닐라 저렴이라길래 샀다. 나는 진한 달달한 향(머스크가 받쳐주지 않는)을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좋아해보려고 노력했다. 근데 내 마음이 노력한다 해도, 잔향이 머리아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4. 산타마리아노벨라 프리지아 바디로션

비누향이라는 후기가 많던데 나는 아니었다. 비누향은 전혀 못 느꼈고 날카롭고 쨍한 유리가 연상되는 꽃향기가 내 뇌를 찌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멜로그라노와 교환했다. 

 

5. 산타마리아노벨라 멜로그라노 바디로션 

비누향이기는 한데... 모르겠다. 그냥 별로다. 뭐라 말을 못하겠네. 프리지아보다는 낫긴 한데. 그 베이스에 깔린 묵직한 뭔가가 맘에 안 드는 것 같다. 

사람들은 우디하다고 하는데 나는 못 느꼈다. 

 

6. 앤아더스토리즈 아라베스크우드 바디스크럽

바디로션은 아니고 바디스크럽인데. SNS에서 앤아더스토리즈 바디스크럽이 피부 보들보들하게 해주고 향도 괜찮다고 해서 샀다. 플뢰르 드 미모사 향으로 사려고했는데 없어서 그냥 아라베스크우드로 샀다. 근데 난 내가 시트러스향 싫어하는 줄 알았고 베이스에 머스크 없으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괜찮았다. 우디함은 전혀 못 느꼈고 시트러스와 청량한 달달함만이 느껴졌다. 재구매는... 잘 모르겠다. 괜찮기는 한데 이것보다 더 좋은 향이 있을 텐데... 

 

7. 탬버린즈 라레 핸드크림

탬버린즈 매장에서 시향해보고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애매한 기분으로 그냥 사왔다. 근데 막상 일상에서 써보니까 향이 너무 좋았다. 쓸수록 좋았다. 처음에는 이 정도로 좋지 않았는데, 쓰다보니 좋았다. 잔향도 좋다. 

재구매는 이미 하고 있다. 양도 적고 끝까지 쓰기도 힘들지만. 

 

바이레도 라튤립과 비슷하다는 후기가 꽤 있는 것 같다. 난 내가 꽃향기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이 향이 꽃향기라더라. 근데 진짜 모르겠다. 사과+머스크+풀향만이 느껴진다. 

 

바디로션으로 나온다면 쓸 것 같다. 아니면 좋은 무향 바디로션 사서 거기에 향수를 뿌리던가 할 듯. 

 

8. 사봉 머스크 바디크림

나는 머스크를 좋아하는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묵직하고 진한 머스크...

유독 사봉 바디크림 종류가 향이 별로라는 얘기도 있다. 

 

9. 메종마르지엘라 레이지 선데이 모닝 핸드크림

비누향, 섬유유연제향, 세탁향이라는 후기가 많다.

나는 젖은 듯한 습한 향을 안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10. 앤아더스토리즈 플뢰르 드 미모사 바디로션

달달한 꽃향기에.. 음... 그냥... 별로였다. 

 

11. 앤아더스토리즈 마이애미 뮤즈 바디수플레

통에 쓰여있는 묘사 보니까 스프링클스 오브 핑크 페퍼 폴링 오버 코튼 캔디 스웹트 인 머스크 라는데 그냥.. 딱 맞는 듯. 핑크페퍼향이 뭔지 몰랐는데 딱 이 향 맞는 것 같고 나는 핑크페퍼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달달한 핑크색 사탕향이다. 머스크향은 전혀 못 느꼈다. 잔향이 더 별로다. 시큼한 향이 올라온다. 

 

12. 비욘드 뭐시기 모이스처 핸드크림(제일 유명한 그 노란색) 

나는 멜로그라노와 매우 비슷하다고 느꼈다. 별로다.

 

13. 비비앙 월넛크릭그린 핸드크림

진짜 괜찮은데. 30분 쯤 지난 후의 잔향이 머리아프고 별로였다. 그 전까지는 정말로 괜찮은데... 아쉽다. 그리고 지금 겨울인데도 좀 끈적하다. 

청량한 사이다향이다. 

 

14. 비비앙 로스트우드 바디로션

나쁘지 않은 향이다. 나는 가슴을 울리는 향을 찾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불호가 아닌 것에 감사해야할 것 같다. 

우디가 아주 살짝 느껴지고, 청량한 비누향에 가까운 것 같다. 

 

15. 플르부아 히노끼레더 + 사봉 머스크

바뀐 히노끼레더와 사봉 머스크를 섞으면 예전 느낌이 날까 싶어서 해봤는데. 흠... 단독보다는 괜찮긴 한데...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 

슬프다. 

 

16. 엘리자베스아덴 그린티 허니드롭스 바디크림

100ml짜리로 무신사에서 할인받아서 샀다. 첫 향은 정말 좋은 그린티 향과 뇌를 약간 찌르는 레몬 시트러스 향이 함께 난다. 30분 동안은 이 첫 향이 지속되다가 잔향에서는 레몬향이 사라져서 너무 좋다. 여름에 쓰기 좋을 것 같다. 

정말 좋긴 한데, 후회는 안 하는데, 그래도 내가 원하는 푸슬푸슬 비누향은 아니다. 그래도 다 쓰면 재구매할 것 같다. 

 

17. 휩드 바디버터 무화과, 유자, 라벤더

무화과: 이런 상큼한 향 싫어할 줄 알았는데 은근히 괜찮다. 기분전환에 좋다. 재구매는... 잘 모르겠다. 

유자: 왜 무지개맨션 립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가 나는 거지

라벤더: 라벤더향이 매우 강하다. 머스크는 전혀 못 느꼈다. 불호는 아니긴 한데 아주 가끔 바를 것 같다. 

 

18. 시로 바디미스트 사봉, 화이트릴리

일본에 시로라는 브랜드가 요즘 유명하다길래 입욕제 사는 김에 한 번 사봤다.

향 너무 좋다... 앞으로 여기에 정착할 것 같다. 

사봉: 처음에는 약간 달달하고 묵직한 과일향이 나고, 잔향은 부드럽고 은은한 비누향(?). 잔향이 훨씬 좋음. 

화이트릴리: 사봉보다 더 하얗고(?) 깨끗하고 뽀송뽀송하고 날카로운 꽃향 느낌. 날카롭다고는 했는데 은은하게 날카로운 꽃비누향이라 너무 좋음. 사봉보다 이게 더 취향임. 

둘 다 향이 진짜 좋은데 뭐 어떻게 묘사해야할 지 모르겠다. 아무튼 둘 다 좋다. 정말 좋다... 얼그레이, 화이트티, 말차 향도 궁금하다. 나중에 사게 된다면 이 글에 추가해서 쓰겠다. 

 

19. 사봉 바디젤리 화이트티

공홈에서 유통기한 임박세일하길래 한 번 사봤는데... 후회했다. 

처음의 0.5초간의 향은 정말 좋은데 그 이후의 잔향이 끔찍하다. 시큼한 향이 뇌를 찌른다. 

 

직접 사서 써본 것 말고 시향해본 것 리스트

1. 에이딕드 더퍼스트 오드 퍼퓸

와. 이거다... 지금까지 시도해본 것 중 가장 좋다. 그래도 과거의 히노끼레더만큼은 아니지만 내 가슴을 약간 울린다. 

푸슬푸슬한 비누향이다. 푸슬푸슬한 비누향이라고 쓰긴 했지만 이 묘사를 믿지 않기를 바란다. 애초에 비누향이라는 것도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 다르고, 푸슬푸슬하다는 것도 알 수 없는 묘사이기 때문이다. 푸슬푸슬하다는 것이 대체 뭘까? 하지만 나는 푸슬푸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거 사서 히노끼레더에 뿌려보려고 한다. 

 

2. 에이딕트 솔리드퍼퓸 네이키드 머스크

더퍼스트가 너무 좋았어서 이것도 좋을 줄 알았는데 음... 그냥 항이 아예 안 난다. 올리브영 매대에 있는 제품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3. 엘리자베스ELT 머스크

올리브영에서 파는 고체향수였는데, 큰 기대없이 시향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근데 예전에 시향해본 거라 거의 까먹었다. 이 제품을 파는 올리브영이 많지 않은 것 같다. 

 

4. 플르부아 로즈우드 핸드크림

올리브영에서 시향해봤다. 히노끼레더와 비슷한데 시큼한 향이 나서 별로였다. 

 

5. 비비앙 바닐라 뭐시기 섬유향수

집에 있는 앤아더스토리즈 펄드코코와 90퍼 유사하다고 느꼈고, 별로였다. 머리아프다. 

 

향기템 아닌 화장품들

21. 마몽드 리퀴드 마스크

거의 10년 전에 마몽드 로즈워터 토너를 사용했었는데, 그때의 향과 똑같은 것 같다. 장미향이다. 좋다. 향수로 나오면 고려해볼 것 같다. 

 

22. 스킨푸드 베리 수분 선크림

지금까지 써본 선크림들 모두 다 그럭저럭 괜찮았었는데, 향 때문에 이걸 재구매할 것 같다. 

 

23. 무지개맨션 립들

타이업 커버 틴트도 그렇고 이 브랜드는 특유의 안 좋은 향이 있다. 정말 별로여서, 타이업 틴트가 나름 나쁘지는 않았지만 재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고려 중인 것

  • 시로: 일본 브랜드라고 하는데, 곧 올리브영에 입점한다고 한다. 고체향수로 유명하다고 한다. 시향해볼 것이다.
  • 플르부아 새로나온거: 샘플키트 3,000원에 팔길래 시켰다. 
  • 논픽션 더베이지, 더그레이: 새로 나왔다고 해서 시향해볼 것이다. 논픽션 향은 모두 시향해봤는데 마음을 울리는 것은 없었다.
  • 엘리자베스아덴 화이트티: 둘 다 유명해서 시향해볼 것이다. 근데 어디서 하지? 

 

결론

플르부아 히노끼레더를 너무나 사랑했던 나머지 삽질을 많이 했다. 여러가지 시향해보면서 내가 마냥 머스크향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시트러스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꽃향기도 조합만 괜찮으면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트만 봐서는 알 수 없다. 절대로... 

 

사실 이렇게 향에 집착하는 이유는, 내가 운동하고 샤워하고 나서 향 좋은 바디로션을 바르는 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편안한 기분으로 누워있을 때 바디로션의 잔향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몇 시간이고 폰질하는 것이 내 인생의 낙이다. 

 

나도 여기에 돈 그만 쓰고 싶다. 제발. 하나에 영원히 정착하고 싶다.